쿠팡퀵플렉스 일러스트 = 변영근 작가 “혹시 이든 엄마 돌아온다는 소식 들었어요?”브런치 모임이 끝난 뒤, 제니 엄마가 던진 한마디에 자리에서 일어나던 여자들이 도로 주저앉았다.“곧 귀국할 거라고 새벽에 장문의 글을 올렸던데. 좀 전에 인스타 보니까 또 지워졌더라고요. 헨리 엄마, 뭐 아는 거 없어요?”여자들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다들 이든 엄마와 내가 각별한 사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에 대해 부인하지도, 해명하지도 않았다.이든은 불세출의 영어 천재로 불리는 아이였다. 전국에 70군데 체인이 있다는 영어유치원에서 서울도 아닌 경기도 후미진 동네 아이가 테스트마다 종합 1등을 맡아 했으니 다들 그 엄마가 누군지, 비결이 뭔지, 한마디라도 섞어보고 싶어 했다. 그 여자가 지나가면, 다른 여자들이 옆 사람을 쿡 찌르며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저 여자야.”처음 이든 엄마를 봤을 때 나는 생각보다 평범한 모습에 놀랐다. 아무리 경기도 북부 귀퉁이 동네라고 해도 영어유치원 주차장에는 외제차가 줄지어 서 있었고, 아이들 입성은 반질반질 윤이 났다. 엄마들의 허영심은 그 기관의 심장이었다. 그런데 간판스타라는 아이는 다 낡은 트레이닝복 몇 벌을 돌려 입었고, 아이 엄마는 자루 같은 커다란 배낭을 메고 다녔다. 나는 그 역시도 허영심이라고, 더 비틀어진 종류의 허영심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를 집에서 한참 떨어진 심리상담소에서 만나기 전까지는.남편은 처음부터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것에 반대했다. 우리 형편에 맞지 않다는 이유였다. 그럴지도. 그래서 더 욕심이 났다. 맞벌이로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하루도 쉬지 못했으니까. 돌도 안 된 아이를 매일 어린이집에 열두 시간씩 맡기고 서울까지 출퇴근을 해야 했으니까. 최소한 둘은 낳고 싶었는데 하나로 만족해야 했으니까. 어쩌면 마음에 오기가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절대로 낙오하지 않겠다는 오기, 한 가지쯤은 분에 넘치게 좋은 것을 가져보고 싶다는 오기, 피 같은 돈을 정말 의미 있는 데 쓰겠다는 오기.영어유치원에'21세기 HEAVY DUTY'는 월간<山>의 필자가 가상의 아웃도어 편집숍 주인이라는 설정으로 진행합니다. 수록된 제품 소개 기사는 편집숍 주인이 튼튼Heavy Duty하고 좋은 아웃도어 장비를 손님에게 추천하는 콘셉트로 작성됐으며 업체로부터 제품을 협찬받거나 비용 지원을 받은바 없음을 밝혀둡니다.한 손님과 가게에서 트레일러닝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참 이야기하다가 손님은 얼마 전 산에서 샌들을 신고 달리기하는 사람을 봤다면서 놀라워했다. 손님이 말했다."어떤 사람이 내리막 흙길을 샌들 신고 달려 내려오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대단하다고 생각되기 전에 '저 사람 발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그 사람에게 발 멀쩡한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너무 빨리 사라지는 바람에 못 물어봤어요. 그분이 신었던 샌들은 뭘까요? 날렵한 모양이었는데, 끈도 얇았고요."내가 대답했다. "바닥이 얇고 심플한 모양이었다면 아마 루나 샌들일 거예요. 미국에서 한때 트레일러닝용 샌들이라는 콘셉트로 출시돼 주목을 받았던 적 있어요. 국내에서 이걸 신고 트레일러닝 대회에 나간 사람은 아직 못 봤어요(대회 규정에 맞지 않음). 한국의 트레일러너 중 한 명이 이 샌들을 신고 일반 하프라마톤에 출전해 우승한 걸 봤어요. 그 선수에게 어땠느냐고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했어요. 저 역시 당시에 선수의 발을 보고 굉장히 놀랐어요."지금처럼 맥시멀 쿠셔닝(중창이 두꺼워 푹신푹신한 감각을 주는) 러닝화가 유행하기 전 '맨발 달리기' 열풍이 불었던 때가 있다. 그에 따라 맨발 형태에 가장 가까운 디자인을 한 러닝화가 유행하기도 했다. 그 중심에 크리스토퍼 맥두걸이 쓴 책 <본 투 런Born To Run>이 있었다. 이 책은 달리기와 관련된 여러 가지를 탐구한다. 최첨단 러닝화가 달리기 부상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책에 루나 샌들을 만든 테드 맥도날드의 이야기도 나온다. 그는 통증 없이 달리는 법을 배우기 위해 맥시코로 가서 샌들만 신고 장거리 트레일을 달리는 타라우마라 부족을 만나고 여기서 '마 쿠팡퀵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