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트렌드인 시대, 나이 들면서 욕심 줄고 이해심은 커져... 아침이면 외치는 말 '아보하'【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2년 전인 2023년 4월에 강릉 경포 부근에 산불이 났었다. 그 즈음이면 늘 산불 소식을 많이 접했기에, 다른 때 같으면 안타깝다 하고 지나쳤을 거다. 하지만 강릉은 달랐다. 내 고향이었으니까. 산불은 내 가족 일이었지 남의 일이 아니었다.20년 이상 강릉에서 펜션을 운영하며 잘 살던 내 사촌 동생은 그때의 산불로 펜션이 전소되어 일상이 무너졌다. 시간이 지났지만 펜션을 다시 짓지는 못했다고. 사촌 동생은 남편과 시골에 들어가 텃밭을 가꾸며 작은 캠핑장을 시작했다고 한다. 동생 말론 불탄 곳을 보면 속상하고 자꾸 화가 나서 그 부근에선 살기 힘들었다고.요즘엔 '아보하'라는 말을 여기저기 듣는다. 아보하'는 '아주 보통의 하루 '를 줄인 말로,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태도를 뜻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제시된 키워드 중 하나로, 특별한 순간을 추구하기보다는 일상에서 작은 만족을 찾는 게 목표로 한다. '아보하'라는 단어를 들을 때면 나는 엄마 생각이 난다.'아보하' 들을 때마다 나는 엄마 생각강릉에서 하고 싶은 일을 다 즐겁게 하시던 친정엄마는 84세 되던 2021년 어깨 탈골 사고를 당하셨다. 건강해 평생 입원 한 번 하신 적 없으셨는데, 20여 일 병원에 입원 뒤 퇴원하자 인지가 많이 안 좋아지셨다. 혼자 살기 어려워 인천 우리 집에 와 함께 살기로 했다엄마는 장기요양 4등급을 받고 보호센터에 다니셨다. 매주 수요일마다 외부 강사가 노래 교실도 열어주어서, 노래 부르기 좋아하는 친정엄마는 센터 가는 걸 즐거워하셨다. 인지가 조금 안 좋으셨지만 그 평범한 일상이 계속 이어질 거라고 믿었다. 그때까지는.문제 없이 잘 지내시던 어머니는 86세였던 2023년 봄, 갑자기 호흡 곤란이 와 병원에 입원하셨다. 그런데 기관지 내시경을 받다가 심정지가'저속노화' 트렌드인 시대, 나이 들면서 욕심 줄고 이해심은 커져... 아침이면 외치는 말 '아보하'【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2년 전인 2023년 4월에 강릉 경포 부근에 산불이 났었다. 그 즈음이면 늘 산불 소식을 많이 접했기에, 다른 때 같으면 안타깝다 하고 지나쳤을 거다. 하지만 강릉은 달랐다. 내 고향이었으니까. 산불은 내 가족 일이었지 남의 일이 아니었다.20년 이상 강릉에서 펜션을 운영하며 잘 살던 내 사촌 동생은 그때의 산불로 펜션이 전소되어 일상이 무너졌다. 시간이 지났지만 펜션을 다시 짓지는 못했다고. 사촌 동생은 남편과 시골에 들어가 텃밭을 가꾸며 작은 캠핑장을 시작했다고 한다. 동생 말론 불탄 곳을 보면 속상하고 자꾸 화가 나서 그 부근에선 살기 힘들었다고.요즘엔 '아보하'라는 말을 여기저기 듣는다. 아보하'는 '아주 보통의 하루 '를 줄인 말로,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태도를 뜻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제시된 키워드 중 하나로, 특별한 순간을 추구하기보다는 일상에서 작은 만족을 찾는 게 목표로 한다. '아보하'라는 단어를 들을 때면 나는 엄마 생각이 난다.'아보하' 들을 때마다 나는 엄마 생각강릉에서 하고 싶은 일을 다 즐겁게 하시던 친정엄마는 84세 되던 2021년 어깨 탈골 사고를 당하셨다. 건강해 평생 입원 한 번 하신 적 없으셨는데, 20여 일 병원에 입원 뒤 퇴원하자 인지가 많이 안 좋아지셨다. 혼자 살기 어려워 인천 우리 집에 와 함께 살기로 했다엄마는 장기요양 4등급을 받고 보호센터에 다니셨다. 매주 수요일마다 외부 강사가 노래 교실도 열어주어서, 노래 부르기 좋아하는 친정엄마는 센터 가는 걸 즐거워하셨다. 인지가 조금 안 좋으셨지만 그 평범한 일상이 계속 이어질 거라고 믿었다. 그때까지는.문제 없이 잘 지내시던 어머니는 86세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