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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전 집회에 선 응원봉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onion
등록일
2025-04-05
조회수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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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집회에 선 응원봉들] 열두 번째 인터뷰, 홍가"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을 파면한다."4일 그토록 바라던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었다. 선고가 내려지는 순간에도 홍가(20, 트랜스에이젠더, 대전 서구, 작가 지망생)는 광장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 파면이라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122일을 광장에 서있었던 홍가를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는 그들을 만난 이야기를 계속해 써가려고 한다. ▲ 파면주문을 듣고 깃발을 흔드는 홍가ⓒ 조용미홍가를 처음 본 건 한겨울이었다. 집회 초기였으니 12월이었을 거다. 추운 날씨에도 그는 외투를 벗어 허리에 묶은 상태로 온몸을 흔들어 깃발을 휘날렸다. 그 자태와 스킬이 남달라 눈길을 끌었다. 그다음에 봤을 때는 아예 얇은 봄옷 차림으로 깃발을 흔들었다. 깃발 펄럭이는 소리와 깃대 휘두르는 소리가 눈으로 들리는 듯했다. 기수가 얼마나 멋있을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내 핸드폰에는 어느새 그의 사진과 영상이 쌓여갔다.인터뷰를 시작하면서 그를 찾았는데, 보이지 않았다. 매번 광장에 갈 때마다 그가 왔는지부터 확인했다. 3월 말, 그가 광장에 나왔다! 다른 지역에 잠시 일하러 갔었단다. 사정이 생겨서 돌아왔다고 했는데 나는 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홍가는 고2 때부터 주로 낮에는 글 쓰고 밤에는 알바를 하며 혼자 생활을 영위해야만 했다. 양극성장애가 심해져 치료에 집중하느라 학교는 중퇴했다. 그를 버티게 해주는 것은 '소녀전선'이라는 게임과, 게임 속 최애, 그리고 그의 글을 지지해주고 사랑해주는 독자이자 덕친이다. 그들이 삶의 이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게임을 잘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는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주제와 '끝없이 고난을 겪는 사람'에 대한 스토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지난해 12월 3일, 그는 출근해서 잠시 '엑스'(옛 트위터)를 하면서 농땡이를 치고 있었다. 그런데 '계엄'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놀라서 다시 확인해 봤는데, 분명히 실제 상황이었다. 그 순간의 감정을 뭐라 해야 할지 그는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온갖 감정을 한 겹 한 겹 떼어내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그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단순치 않은' 감정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패닉. 혼돈과 혼란 속에서 두려움과 분노, 불안이 뒤엉키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용서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항거하지 않고는 나로 살아갈 수 없다는 정의감이 불타올랐다.그간 그는 기껏해야 '시시한 약자의 편'을 든 정도로 살았지, 정의감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대통령이 못마땅하기는 했지만 [대전 집회에 선 응원봉들] 열두 번째 인터뷰, 홍가"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을 파면한다."4일 그토록 바라던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었다. 선고가 내려지는 순간에도 홍가(20, 트랜스에이젠더, 대전 서구, 작가 지망생)는 광장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 파면이라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122일을 광장에 서있었던 홍가를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는 그들을 만난 이야기를 계속해 써가려고 한다. ▲ 파면주문을 듣고 깃발을 흔드는 홍가ⓒ 조용미홍가를 처음 본 건 한겨울이었다. 집회 초기였으니 12월이었을 거다. 추운 날씨에도 그는 외투를 벗어 허리에 묶은 상태로 온몸을 흔들어 깃발을 휘날렸다. 그 자태와 스킬이 남달라 눈길을 끌었다. 그다음에 봤을 때는 아예 얇은 봄옷 차림으로 깃발을 흔들었다. 깃발 펄럭이는 소리와 깃대 휘두르는 소리가 눈으로 들리는 듯했다. 기수가 얼마나 멋있을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내 핸드폰에는 어느새 그의 사진과 영상이 쌓여갔다.인터뷰를 시작하면서 그를 찾았는데, 보이지 않았다. 매번 광장에 갈 때마다 그가 왔는지부터 확인했다. 3월 말, 그가 광장에 나왔다! 다른 지역에 잠시 일하러 갔었단다. 사정이 생겨서 돌아왔다고 했는데 나는 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홍가는 고2 때부터 주로 낮에는 글 쓰고 밤에는 알바를 하며 혼자 생활을 영위해야만 했다. 양극성장애가 심해져 치료에 집중하느라 학교는 중퇴했다. 그를 버티게 해주는 것은 '소녀전선'이라는 게임과, 게임 속 최애, 그리고 그의 글을 지지해주고 사랑해주는 독자이자 덕친이다. 그들이 삶의 이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게임을 잘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는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주제와 '끝없이 고난을 겪는 사람'에 대한 스토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지난해 12월 3일, 그는 출근해서 잠시 '엑스'(옛 트위터)를 하면서 농땡이를 치고 있었다. 그런데 '계엄'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놀라서 다시 확인해 봤는데, 분명히 실제 상황이었다. 그 순간의 감정을 뭐라 해야 할지 그는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온갖 감정을 한 겹 한 겹 떼어내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그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단순치 않은' 감정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패닉.